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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Roy Lee] AP Biology 추론문제에 대한 해결책
AP Biology 123
작성자 qui*** 등록일 2020-01-03 오후 11:59:48
안녕하세요 Roy Lee 선생님. 강의와 관련된 질문은 아닌데 여기서 이런 질문을 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물어볼 사람이 없어서... 선생님께 질문 드립니다. 저는 학교에서 AP Biology curriculum을 듣고 있고 선생님의 인강도 같이 병행하여 듣고 있는 11학년입니다. 저는 다른 과목은 다 괜찮은데 특히 AP Bioloby라는 과목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선생님이 설명을 너무 잘하셔서 기본적인 지식을 습득하는 데는 아무 어려움이 없고 심지어 공부하는 것이 어느정도 재밌게 느껴졌습니다. 덕분에 Cambell 책을 읽는 시간이 많이 줄어들었고 학교 선생님이 수업을 하실 때에도 수업을 따라갈 수 있었습니다. 근데 문제는 시험입니다... 선생님도 아시다시피 AP Biology에 나오는 문제는 기본적인 지식을 물어보는 것에 머물지 않고 더 나아가 듣도 보지도 못했던 실험문제 같은 것을 제한된 시간 안에 해석하고 추론하는 것이 저에게는 다른 어느 과목보다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이번 학기 기말고사를 망쳐서 Semester 1 성적이 A가 아닌 A-로 끝나는 불상사가 발생해버렸습니다. AP 시험도 얼마남지 않았는데 마음은 더 불안해지네요... 그래서 선생님께 질문드리고 싶은 것은, 어떻게 하면 앞서 언급했던 문제들을 풀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을가요?? 단지 기출문제를 열심히 풀어서 감을 익히는 방법밖에는 없는 걸가요..? 답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020-01-06 오전 1:23:25

안녕하세요!

 

음.. 고민이 많은것 같네요. 

학생 질문을 읽고 저도 한참을 생각해봤어요.

무슨말을 해줘야 가장 도움이 될지.

 

우선, 학교 내용 따라가는데 어려움이 없다고 하니 그건 참 다행이네요.

학생의 말대로라면 학교 수업 내용에선 크게 어려운 부분은 없는데

시험만 보면 문제들이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는것 같은데

이 부분에 대해서 같이 좀 생각해보아야할것 같아요.

 

AP Biology 시험은 물론 기본적인 지식만 물어보고 답하는 암기형 시험이 아니라

배운 내용을 토대로 처음 보는 예제들이 나올때 그것에 빗대어 추론해야하는 문제들이 맞아요.

단, 제가 학생과 다르게 생각하는 부분은 바로

"듣도 보지도 못했던" 문제들이 나온다는 거에요.

 

저처럼 생물학을 오래동안 공부하고 가르쳐온 사람이라면

시험을 볼때 놀라거나 새로 배우는것들은 없어요. 이미 다 알고 있는 것들이니까요.

하지만 학생들의 입장에선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렇게 심도있게 생물학을 배우는데

단기간에 아무리 공부해도, 당연히 내가 알고 있는 범위 밖의 내용들이 나올 수 있죠.

 

여기서 핵심은 바로 추론형 문제라는 거에요.

추론이란 내가 알고 있는걸 적용하는게 관건이니

처음보는 실험이나, 처음 들어보는 동물이 나온다고 한들,

어디까지나 문제의 핵심은 이미 내가 배운 내용이에요.

고로, 추론형 문제를 잘 풀기 위해서 학생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식상한 표현이지만) 출제자의 의도가 무엇인지, 내가 이미 배운 내용 중 어떤 주제에 대한 문제인지

빠르게 판단하고 단순화 시키는거에요.

 

가령, 제가 AP Biology에서 cell respiration에 대해 문제를 낸다고 한다면

당연히 그에 대한 암기형 질문 (예를 들면, glycolysis때 몇개의 ATP가 나오냐?) 식의 문제를 내지 않겠죠.

대신, 학생이 처음 들어봤을 deep sea volcano에서 발견된 새로운 bacteria의 growth rate에 대한 표를 보여주고

ATP가 많은 환경에서 잘 번식하고, 

ATP가 없는 환경에선 잘 번식하지 못하는 사실을 명시한 뒤

why does this bacteria colony fail to show optimal growth rate in environments without ATP? 라고 물어보는거죠.

그러면 자연스럽게 "glycolysis 과정에서 처음에는 2개의 ATP가 소모되어야 하는데, 그것이 없기 때문에

cell respiration 자체가 잘 일어나지 않는다" 식의 대답을 학생에게 요구하는거죠.

느낌이 오나요?

 

만약 이 문제를 틀린 학생이 저한테

"선생님. 전 이 deep sea volcano 근처에서 사는 bacteria에 대해서 배운적이 없는데요?" 라고 한다면

그건 학생이 이 문제의 의도, 즉 cell respiration 과정에 대한 질문인 것을 파악하지 못하고 하는 말이겠죠.

실질적으로 중요한것은 glycolysis과정에 대한 이해이지, 그 bacteria가 어떤 아이인지 아는게 중요한게 아니니까요.

이건 듣도 보지도 못한 내용에 대한 질문이 아니죠.

 

말이 조금 길어지고 있는데..

결국엔 전 학생이 이렇게 생각을 해봤으면 좋겠어요.

어차피 학생은 이 세상 모든 생물학 실험에 대해 배우지 못해요.

어차피 학생은 이 세상 모든 생명체들에 대해 배우지 못해요.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인간이 가만히 앉아 지구상의 모든 새, 벌레, 포유류에 대한 인강을 다 듣고 있겠어요?

이렇게 전부 다 알고 들어가는건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에요.

그러니까 학생은 이 사실을 인정하고, 다른 관점에서 생각을 해봐야해요.

 

어차피 시험문제를 낼땐, 그 문제가 아무리 듣보잡 예시를 든다고 한들,

근본적으로 이미 내가 수업시간에 배운 개념들에 대한 문제에요.

Collegeboard에서는 분명하게 명시를 했어요. 학생들이 알아야하는 내용은 이런것이다 라고.

다시 말해, 수업을 열심히 듣고 잘 기억한다면

답은 이미 학생이 알고 있을 수 밖에 없어요.

난 생물학에 대해 알고 있는게 솔직히 별로 없는데, 

문제들은 전부 내 이 얕은 지식 범위 내에서 나온데요.

이게 얼마나 반가운 소식이에요 ㅋㅋㅋ

 

자, 그럼 범위는 알았으니, 어떻게 빨리 문제 핵심을 파악하는거냐? 인데

또 식상한 얘기를 해서 정말 죄송하지만

무조건 복습하고 또 복습하는 방법 밖에 없어요.

여기서 복습이란 단순히 같은 얘기를 두번 세번 다시 들으라는게 아니에요.

암기 더 잘하라는 말이 아니에요.

한번 볼땐 몰랐던 큰 줄거리에 집중하면서 다시 생각해보라는거죠.

 

반전이 있는 영화를 처음 볼땐 줄거리 파악하느라 급급하지만

한번 더 보면, 반전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어떤 것이 트릭이였고, 어떻게 내용들이 이어지는지 감탄하면서 보게 되잖아요?

생물학도 마찬가지로 처음 들을때는 내용 파악하는데 집중하면서 듣지만

같은 내용을 한번 더 복습하면 조금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게 될거에요.

그제서야 비로소 이 단원에서 중요한 요점이 무엇인지

내가 신경써서 다시 봐야할 부분이 무엇인지 감이 생기기 시작할거에요.

이게 계속 반복되다보면 문제를 볼때, 어느 순간부터 느낌이 팍 와요. 아. 이거 물어보는 질문이구나 하고.

 

 

안그래도 바쁘고 시간 없는 수험생에게

다시 복습하라는 둥 엄청 원론적인 얘기만 해줘서 정말 미안해요.

하지만 shortcut은 없어요. 내가 원하는게 있으면 그에 걸맞는 노력을 해야죠.

그리고 솔직히, 정말 솔직히,

노력하면 조금 더 할 수 있을것 같지 않아요?

 

전 언제나 학생 편이에요. 

많이 응원하고 있답니다.

공부하다가 잘 모르는 부분이 나오거나, 아님 힘들어서 찡찡하고 싶으면 언제든지 또 게시판에 글 올려주세요.

열공하시고 다음에 또 만나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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