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맞습니다.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파시즘은 특정한 이념이나 철학에 기반하고 있지 않습니다.
정권을 장악하고 휘두르기 위해 그 때 그 때 대중들에게 먹힐 것 같은,
선전/선동에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주장들을 내세운다고 생각하시면 맞습니다.
파시즘을 보여주는 가장 전형적인 사례는 독일 나치와 이탈리아 무솔리니 정권이지만,
스페인의 프랑코 정권이나 소련의 스탈린 정권,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일본의 군국주의자들도 파시즘의 사례로 흔히 거론됩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보여주는 성향들은 독재, 권위주의, 군국주의 같은 것이죠.
그 과정에서 흔히 자기 민족을 이상화, 절대시하는 경향이 나타나는데,
나치의 유태인 학살도 결국은 그러한 왜곡된 민족주의가 낳은 비극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어떤 민족은 우월하므로 전체 인류 위에 군림해야 하고, 어떤 민족은 열등해 인류를 타락시키니 말살해야 한다..
굉장히 극단적인 논리지요?
파시즘의 속성을 일반적으로 right-wing radicalism 이라고 보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물론 이런 개념도 모든 사례에 100%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스탈린의 경우 토지를 국유화해 집단농장으로 만드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Kulak들을 인민의 적으로 낙인찍고 대량 학살하는데,
Kulak가 어떤 사람들인가 살펴보면 이들은 러시아 제정 말기에 성장한 부농계급으로,
대지주귀족이 아니라 자영농으로 그나마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은? 그런 사람들이었습니다.
이처럼 민족적 우월성을 내세워 타민족을 공격하는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이상적인 공산사회 건설을 내세워 기존의 지배계급에 대한 증오심을 선동하면서
사실은 현정권의 권력 유지와 확대를 꾀한 경우도 많습니다.
중국의 문화혁명이나 캄보디아의 킬링 필드가 대표적이죠.
이런 경우는 left-wing radicalism 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그런 용어를 잘 쓰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어쨌든 이쪽도 다분히 파시즘적인 속성을 보여줍니다.
민주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권력을 장악하고,
애초의 목표가 어쨌든지간에 권력을 유지/확대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리고,
그 과정에서 대중들을 상대로 한 감성적인 선전 선동이 중요한 수단이 되며,
공포정치, 권위주의에 기대어 파괴적인 행동을 일삼을 때
그것을 파시즘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입니다.
계속 헷갈려 하시는 것 같아서 길게 설명드렸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