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이 부분은 제가 사과의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우선 확인해보니 코페르니쿠스는 독일-폴란드쪽 출신이 맞습니다.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라는 라틴어식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어서 제가 그동안 이탈리아 출신이라고 착각을 하고 있었어요. (젊은 시절에 이탈리아에서 오래 머물면서 활동했고 로마 교회쪽과 교류도 많았던 것은 사실)
하지만 코페르니쿠스가 <On the Revolution of the Heavenly Sphere>를 출판하려던 당시 많이 망설였고 가명을 썼던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종교 박해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고, 그보다는 사람들에게 황당한 내용으로 비웃음을 살까봐 두려워서였다는 주장도 있어요. 첫번째 주장의 근거는 그의 책 출판을 대행했던 제자/동료들이 서문에 이 책의 내용을 그저 하나의 학설로 봐달라는 간곡한 당부를 실었다는 점, 결국 종교재판에서 출판과 유통이 금지되었다는 점 등인데요.
하지만 요사이는 두번째 주장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코페르니쿠스는 출판 직후에 사망했고 그 덕분인지 몰라도 생전에 어떠한 공식적 탄압도 받은 적 없다는 점, 교황청이 heliocentrism을 본격 적대하기 시작한 것은 이후 갈릴레이 시대라는 점, 갈릴레이로 인한 논쟁 때문에 죽은 코페르니쿠스가 다시 유명해지고 책도 금지되었다는 점 등이 근거입니다.
결국 제가 학생들에게 역사적인 사건을 흥미롭게/효과적으로 전달하려는 욕심에 정확하지 않은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그대로 전달해버린 셈인데, 이 부분 너그러이 이해를 바랄 뿐이구요. -_-;;;
만약 AP 시험에서 에세이에 이러한 내용을 썼다고 하면, 전체적인 완성도가 나쁘지 않다는 전제 하에 minor error로 그냥 눈감아줄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만 학교 시험에서는 선생님들에 따라 엄격하게 보시는 분들은 문제삼을 수 있어요. 그런 케이스인 것 같아 다시 한 번 미안한 마음 전합니다. 앞으로는 팩트 확인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겠습니다.